2025년 현재, 청년층의 경제적 자립과 금융문해력은 세계적인 화두입니다. 그러나 각국이 청년에게 경제를 가르치는 방식은 상당히 다릅니다. 한국은 실용 중심의 정책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미국은 금융실습과 투자교육, 일본은 절약과 저축 중심, 유럽은 제도적 교육과 사회 안전망 결합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한국과 미국, 일본, 유럽 주요 국가의 청년 경제교육 사례를 비교하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미국: 실전 중심의 투자교육과 금융실습
미국은 청년 경제교육에 있어 ‘실전 금융’을 가장 강조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금융 기초(Financial Literacy)’ 과목을 필수 또는 선택 과목으로 편성하고 있으며, 신용카드 사용법, 대출 이해, 투자 원칙, 보험 구조 등 실생활 중심 내용을 가르칩니다.
특히 미국 청년들은 10대 후반부터 실제 금융활동에 참여합니다. 청소년 은행 계좌 개설, 학자금 대출 상담, 주식 모의투자 앱 사용 등이 보편화되어 있고, 부모와 함께 금융계획을 세우는 가정교육 문화도 뿌리내려 있습니다. 일부 주에서는 졸업 요건으로 신용점수 시뮬레이션 통과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또한 미국 내 대표적 금융교육 프로그램인 ‘Jump$tart Coalition’, ‘Next Gen Personal Finance’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통해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며, 교사 대상 연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는 청년 개개인의 금융 독립뿐 아니라, 장기적 투자문화 형성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 절약과 저축, 습관 중심 교육
일본은 ‘근검절약’의 문화를 기반으로 저축 중심의 경제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용돈 기입장을 쓰는 습관을 강조하며, 현금 사용을 통한 소비 인식 훈련이 주요 교육 방식입니다. ‘돈을 어떻게 쓰느냐’보다 ‘어떻게 모으고 지키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학교 수업에 ‘가정과 경제’ 영역이 포함되어 있으며, 여기서 생활비 계산, 예산 짜기, 지출 줄이기 등을 배웁니다. 또한 일본 은행연합회와 금융청은 협업하여 학생 대상 ‘금융교육 교재’를 개발, 전국 학교에 배포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현금 중심 사회에서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이 더딘 편이지만, 최근에는 QR결제 및 전자지갑 활용 교육도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소비에 책임을 가지는 태도’가 강조되며, 금융상품보다는 생활 재무 습관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 한국이나 미국과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유럽: 제도 기반 경제교육과 사회적 안전망
유럽은 국가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공공 주도의 경제교육 시스템과 사회적 금융 안전망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특히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등은 학교 교육과정 내에 금융·경제 과목을 정규 교과로 운영하며, 학생들이 실제 금융기관을 견학하거나, 공공기관에서 파견된 강사에게 수업을 받는 방식이 보편적입니다.
예를 들어 독일의 ‘Schulbank’ 프로젝트는 고등학생들이 모의 은행을 운영해보는 경제교육 프로그램으로, 실제 예산 계획과 대출 평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습니다. 핀란드는 청소년에게 무료 재무 컨설팅과 자산관리 앱 사용을 장려하며, 국가 차원의 금융 행동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유럽은 청년기 기본소득, 무상 교육, 사회보장 연계 금융지원 등 제도적 뒷받침이 잘 마련되어 있어, 경제교육이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삶 전체를 아우르는 시스템 속에 녹아들어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 덕분에 유럽 청년들은 비교적 이른 나이부터 재무 목표를 세우고 장기 재무계획을 실천하는 데 강점을 보입니다.
결론: 한국 경제교육, 실천과 시스템의 균형이 필요하다
한국은 최근 몇 년간 청년 경제교육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청년통장, 금융 앱, 정부 강좌 등 실용적인 도구들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규 교육과정의 미흡함, 가정 내 재무 대화 부족, 사회적 안전망과 연계 부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미국의 실전 중심, 일본의 절약 중심, 유럽의 제도 중심 교육을 참고하여, 청년이 실제로 행동할 수 있는 실천 중심 교육과, 장기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갖춰야 합니다. 경제교육은 단발성 특강이 아닌, 청년이 자신만의 돈 관리 철학을 만드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지금이 그 기반을 다질 때입니다.